강해룡 목사(전 고창생명환경연대 대표)
뜬금없는 환경단체가 한 달여 전에 갑자기 나타났다. 고창 갯벌과 염전을 지키겠다고 한다. 우국충정은 공감한다. (※고창종합테마파크는 심원면 염전 일부와 염습지 일대에 리조트·컨벤션센터, 골프장, 노을생태갯벌플랫폼, 고창갯벌세계유산지역센터, 국제카누슬라럼경기장(예정), 노을어뮤즈파크(예정)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리조트 부지 매각계약을 체결(2024년 10월)하기 전, 모나용평(주)과 고창군이 양해각서(MOU)를 체결(2023년 7월)할 그 당시에 문제를 제기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때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가 되었더라면…. 그 당시에는 입도 벙긋 안 하다가, 이제 와서 사업 반대를 외친다. 이는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격이라는 지역의 비판을 자초한 행보다.
그런데다가 갑자기 나타난 어느 종교인은 환경보존과 특정 종교를 문제 삼으며, 교회마다 찾아다니면서 모나용평의 고창종합테마파크 사업참여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환경단체 일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으로서, 같은 신앙인으로서 충분히 공감을 한다. 필자는 그분에게 말했다. “환경 문제를 이제와서 문제 삼는 것은 때에 맞지 않는다. 그리고 신앙적 관점에서 특정 종교를 문제 삼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지역민 간의 갈등을 만드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신앙의 순수한 입장에서 모나용평이 고창에 들어오는 것에 대하여 우려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지만, 이 문제로 인해서 어느 특정 집단이 이익을 보고 교회는 욕을 먹을 수 있다”고 우려의 말을 했다.
오죽하면 심원면 17개 사회단체가 지역 생존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로 규정하고 공동 성명을 발표했을까. 고창군 전 지역 곳곳마다 모나용평의 사업참여를 찬성하는 현수막을 굳이 걸어야만 했을까.
왜곡, 과장, 폄훼, 분열, 불신 같은 단어가 우리 지역에 회자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소모적 논쟁과 지역민 간 갈등을 방장산 아래 앉아서 우두커니 바라다 본다. 그 결과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역민 간의 불신, 교회 간의 갈등, 군정의 우려가 동시에 표출되는 현실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업자조차 당혹스러워 할 것이다.
하로동선(夏爐冬扇·여름의 화로, 겨울의 부채) 식으로 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은 우리 지역민들을 무엇으로 알고 그러는 것인가. 부끄럽지도 않은가. 유구한 방장산이 지켜보고 있다. 유비무환의 모양성이 지켜보고 있다. 선사유적의 고인돌이 지켜보고 있다. 심지어 우리 아이들조차 근심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이 과연 보이기나 하는가.
나는 지금 요양이 필요한 몸이다. 하지만 잠이 제대로 안 온다. 속이 타고 답답하다. 그리고 마음이 아프다.
한 지역신문의 사설 제목처럼 이것이 선거철이 왔다는 신호인가. 제발, 민심을 편 가르고, 순진한 사람들을 왜곡시키고, 지역 발전에 발목을 잡는 부끄러운 일을 멈추길 바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책임 있는 성찰과 진심 어린 통합이다. 그것만이 지역의 품격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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