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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시력을 지키는 일이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다시 붙잡는 일이 될 수 있다. 정읍시 희망복지지원단은 실명 위기에 처한 노숙인을 발견하고, 의료 지원에서 행정·생활 복지까지 전방위적 개입을 통해 일상 복귀를 도왔다. 제도적 복지 체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한 사례다.
정읍시 사회복지과 희망복지지원단은 5월 말, 폐쇄우각녹내장으로 실명 위기에 처해 있던 노숙인 A씨를 발견하고, 긴급한 의료 개입과 함께 종합적인 사례 관리에 나섰다. 26년 전 이혼 후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이어온 A씨는 시력 악화로 일자리와 거처를 잃은 뒤, 거리 생활을 해오다 점차 건강 상태가 악화된 상태였다. A씨는 발견 당시 초췌한 외관과 함께 심한 안압 상승 증세를 보였으며, 즉시 1차 의료기관에서 안압을 낮추는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전북대학교병원으로 연계돼 정밀 진단과 시술을 거쳐 시력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
정읍시는 의료 지원에 그치지 않고, A씨가 다시 사회 안에서 일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각종 제도적 지원을 연계했다. 시는 먼저 거주불명 상태였던 A씨의 주민등록 문제를 해소하고, 건강보험 자격을 회복시켰다. 이후 임시 거처(달방) 마련과 생필품·식료품 제공, 긴급 생계비 지원, 기초생활보장 수급 신청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지원을 이어갔다.
A씨는 “누군가 나를 이렇게까지 도와줄 줄은 몰랐다. 희망복지지원단이 없었다면 정말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사례는 단일 복지사업이나 단편적 행정 대응이 아닌, 의료·행정·생활복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종합적 지원 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발견→의료 연계→행정 회복→주거·생계 지원이라는 일련의 절차가 빈틈없이 이어지면서 한 개인의 삶 전체를 회복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정읍시 사회복지과(과장 백지원)은 “초기 무상 진료를 제공해 주신 정읍안과 원장님께도 감사드린다”며 “A씨가 실명 위기를 벗어나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간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조기에 발굴해 지역사회가 함께 돕는 구조를 더욱 촘촘히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읍시의 이번 사례는 제도 중심의 복지가 현장 실천과 만나야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원은 시작이었고, 회복은 과정이었으며, 일상은 다시 설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이 구조가 계속 작동할 수 있을지는 지역사회 전체의 협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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