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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에 대한 단상(斷想)
박종은(전 고창교육장) 기자 / 입력 : 2014년 03월 07일(금)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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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깊은 어둠으로 내몰릴 적에 오동나무에 부엉이는 음험하게 울었지 늑대가족은 거침없이 달빛 찢어내며 마치봉 기슭을 게릴라처럼 점령해오고 장태 같은 파란불을 켠 호랑이가 금방 튀어나올 것 같은 그런 밤, 얼굴을 감싸며 문을 차고 들어가서야 공포를 벗을 수 있었어
그 후 캄캄한 어둠의 바위에는 쌍불 켠 호랑이가 쭈그리고 앉았었지
2. 닫아야 하는 걸로만 알았어 그래야 맘 편히 몸을 뉠 수 있었으니까 해가 서쪽으로 훨씬 기울어서야 깨달았지 닫는 것보다는 엶이 유익하다는 것을 열어야 바깥이 보이고 열어야 소통할 수 있고 열어야 꾀할 수 있으니
닫기를 좋아하던 나의 세상은 그러니까 깜깜 먹통이었지
3. 그 여자네 집 띠살문 돌쩌귀는 금슬 좋은 안사람과 바깥사람 같았어 수십 년을 열었다 닫았다 해도 ‘삐걱’하는 소리, 소리 없는 저들 좀 봐 틈이 없으니 시린 외풍은 차단되고 은밀한 내부도 드러내지 않으며 여닫을 때마다 쇠살 비벼 하나 되어 닳데
그 집 문설주의 암짝과 문짝의 수짝 같은 그런 문달아 여닫고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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