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림리에서
<시로 보는 세상> 29
박종은(전 기자 / 입력 : 2013년 10월 25일(금) 12:59
공유 :   
|
선사마을을 찾아간다.
까마득한 그때 강가와 바닷가를 떠돌고 황야를 헤매다 산전벽해 혁명 바람 불던 시절 깃발 펄럭이는 소리 우우 산비탈 오르며 움막 옆에 움막 지어 마을 이루고 여름엔 보리모개미 가을엔 나락모개미 한 줌 한 줌 반달돌칼로 잘라내 갈무리하는 사람들
조개 주어 담고 물고기 날짐승 산짐승 들짐승 되는대로 집어넣던 빗살무늬토기 움막 뒤다 내팽개치고 밑 펑퍼짐 민무늬토기 크게 만들어 오곡 저장하고 곡간 넓혀가며 갈판에 보리 넣고 달달달 벼를 넣고 달달달 갈돌로 갈아 거피해 먹기 시작하는 사람들
가락바퀴로 실 잣아 옷 지어 부끄러운 곳 가리고 추위에 떪 떨쳐내며 탈 석기시대 언덕마루에 신세대 패션이 움트고 파도 잠잠하면 바다로 나가 추달아 그물 던지며 마주치는 이들에게 간검돌 툭 꺼내며 “날 세” 하고 분명하게 신분증을 제시하는 사람들
벌 나라 개미나라 여왕 같은, 그 시대라고 그런 영도자 없었겠나 부족들의 협동과 권력이 무성한 대지에서 돌칼이나 돌도끼 쓸 적 구리와 주석 버물어 빚은 비파형동검과 청동도끼를 소유한 권위와 위엄으로 곱은옥과 대롱옥을 보물로 즐기는 사람들
그들의 소망이었을까, 저승에다 고임돌 반듯하게 잘 받쳐진 크고 우람할수록 자랑인 지석묘 하나 소유하는 것, 그때도 신이 계셨나 천국도 있었냐고 제단 같은 호화판 북방형에게 물으며 저 허물어진 남방형의 주인을 찾으러
들뫼박물관 앞에서 타임머신 열차를 기다린다.
|
|
박종은(전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최신뉴스
|
|
고창군 2025년 하반기 정기인사: 7급 이하 승진내정자 |
고창군 2025년 하반기 정기인사: 6급 이상 승진내정자 |
맛, 체험, 유산의 고장 고창…복분자·수박·풍천장어로 여 |
정읍시가 꼽은 ‘지역의 맛’…15개 업소 맛집 지정 |
더 많은 지역 대학생에게 실질적 기회…정읍시, 우수인재 |
고창 광신아파트, 조경·층수 논란 속 행정 적법성 강조 |
세계자연유산 고창갯벌, 생태체험 축제의 장 |
“우아함이 피트니스가 되다”…고창군체육회 바레 핏 ‘백조 |
고창초, 전북 119소방동요대회 초등부 대상 수상 |
정읍 청소년, 무대에서 미래를 펼치다 |
마당바우FC, 제24회 고창군축구협회장배 우승 |
찬란한 밤에 깨어난 국가유산…고창의 역사, 야행으로 물들 |
정읍을 관통한 화력발전소 갈등, 주민 반발에 설명회 무산 |
별 보며 마음을 잇다…정읍교육지원청, 다문화가족 과학·생 |
정읍 초·중 육상대회…한솔초·정읍초·배영중 종합우승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