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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도마의 신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2년 08월 13일(월)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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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의 영웅은 남자체조의 양학선(20·한국체대) 선수였다. 우선 금메달 자체에 군더더기가 없다. 런던올림픽 체조경지장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양학선은 기존 기술의 완벽함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기술이란 신천지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의 이름을 딴, 일명 ‘양1’로 불리는 도마기술 ‘양학선(YANG Hak Seon)’은 현재까지는 오로지 양학선 선수만을 위한 기술이다. 전 세계에서 양학선만이 시도했고, 성공한 사람 역시 그 하나뿐이다. 도마기술 ‘양학선’은 정면에서 구름판을 밟은 후 정면으로 도마를 짚고 공중에서 몸을 펴 ‘세 바퀴’를 돌아 도마를 등지고 착지하는 기술이다.
양학선은 4년 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위해 ‘양학선’ 두 번째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공중에서 세바퀴를 도는 ‘양학선’에서 반 바퀴를 더 도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국제체조연맹에서 공인되면 먼저 기술은 ‘양1’, 새 기술은 ‘양2’가 된다.
“내 몸이 깃털처럼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8월 6일(월) 올림픽 역사상 한국체조에 첫 금메달을 안긴 양학선 선수는 이렇게 세계 최고가 된 순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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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음면 석교리 남동마을에서 살고있는 양학선 선수의 부모님인 양광권, 기숙향 씨. |
양학선 선수는 부모님께 두 가지 약속을 했다. 하나는 첫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다짐이었고, 또 하나는 부모님께 새 집을 지어주겠다는 약속이었다.
양학선 선수의 부모인 양관권(55)·기숙향(45) 씨는 현재 공음면 석교리 남동마을의 한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다. 검은 차양막을 친 비닐하우스는 원래 고추를 말리던 건조시설이었다. 비닐하우스 방에는 수십 개의 상장과 메달이 벽면에 가득했다.
양 선수 가족은 2010년 8월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광주광역시에서 미장일을 하던 아버지가 건축 현장에서 어깨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더 이상 공사현장 일을 다니기 힘들어 “농사를 짓자”며 고창으로 들어왔다. 처음엔 마을 농가를 구입했지만 너무 낡고 허술했다. 새로 집을 지을 동안 잠시 머무를 계획으로 비닐하우스로 이사한 뒤 2년째 눌러 살고 있다. 현재는 9000㎡의 논밭에서 벼와 고추, 콩 농사를 짓는다.
양 선수는 건강이 좋지 않은 아버지와 체구가 작고 몸이 약한 어머니를 챙기는 효자였다. 하루 4만원씩 지급받는 훈련수당을 모아 매달 80만~100만원씩 부모님께 생활비로 부쳤다.
모자는 시합 당일 다섯 시간 전에도 통화를 했다. 전화를 건 양 선수가 “시합을 하는 꿈을 꿨는데 몇 등 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하자, 어머니는 “꿈은 내가 잘 꿨으니 다른 것은 생각하지 말고 오직 착지에만 신경 쓰라”며 아들을 다독였다. 어머니는 “학선이가 두 선수에게 메달을 나눠 주고, 금메달은 ‘내 거야’라며 주머니에 넣는 꿈을 꿨는데, 아들이 혹시나 긴장을 늦추고 실수할까 봐 일부러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버지 양관권 씨는 “나와 아내가 일을 나가야 했기 때문에 늘 집을 비웠다. 학선이가 ‘집에 혼자 있기 싫다’며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형을 따라다니다 체조선수가 됐다. 고기 한 번 제대로 먹이지 못해 안쓰러웠는데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줘 고맙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효자 양 선수의 소망은 현실이 되고 있다. 정부 포상금 6000만원에 매달 연금 100만원이 평생 보장된다. 에스엠그룹은 광주광역시에 건설 중인 시가 2억원대의 30평대 아파트를 기증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도 5억원의 격려금, 여기에 대한체조협회 정동화 회장(포스코건설 부회장) 내건 금메달 포상금 1억원도 더해진다. 신한금융지주는 9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양 선수와 광고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학선 선수는 광주광천초, 광주체육중·고를 졸업하고 한국체육대학교에 재학중이며,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 게임 도마 금메달, 2011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 도마 금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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