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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계획을 세우며 살아야 할까요?
대산면 약산마을 설세훈 씨
김동환 기자 / 입력 : 2011년 06월 04일(토) 11:39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대산면 약산마을 설세훈 씨

대산면 약산마을은 영광과 인접한 50여 가구가 사는 마을입니다. 이 마을에 작년 1월에 이사 와서 농사짓고 사는 설 세훈씨를 만났습니다. 연고 없이 무작정 고창군 홈 페이지를 통해 빈집을 소개 받고는 그 길로 가족 모두 이사 온 거죠. 아들만 셋인데 큰아들은 고창고, 둘째는 대성중, 막내는 대산초등학교에 골고루 다닙니다. 아내는 대산초유치원 보육교사로 일하고 농사로는 대파 밭 1,000평에 고추, 땅콩 한 마지기씩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날들은 일을 다닙니다. 일당이 8만원이랍니다. 그래도 아침 다섯 시 조금 넘어 시작하는 일은 저녁 일곱 시나 되어야 끝나는 힘든 일입니다. 서울에서 직장만 다니던 몸이지만 아직까진 아픈데 없이 잘 버텨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귀농은 왜 하신건가요?
저는 귀농이라고 말 잘 안합니다. 여기가 고향이라고 생각하고요. 서울이던 농촌이던 그냥 사람 사는 거잖아요. 사실 저는 특별한 계획이나 목표를 가진 것도 아니었는데 내려올 때 친구들이 ‘자본주의의 실패자’다 그런 말도 하던데 그래 맞는 말이다 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웃음)  하지만 누구나 유엔사무총장 될 필요는 없잖습니까? 사람마다 다르니까 지금 제가 행복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지금 생활에 만족하며 살면 되는 거죠. 그리고 여기 마을 분들이 참 잘해주십니다. 연고 없이 이사 온 사람을 일 년도 안돼서 마을의 주류로 생활할 수 있게 해주시는 것에 너무 감사하죠. 그렇게 스며들듯이 마을 주민이 된 것 같아서 저는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
 

가족들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아내도 싫었겠지만 크게 반대는 안했고요, 큰애가 조금 힘들어했죠. 지금은 고창고에서 기숙사생활을 하는데 잘은 모르지만 적응해 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겐 공부를 강요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고창에 와보니 교육열이 대단하더군요. 농촌에선 아이들이 많이 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아빠 말하고 틀리다하더군요. 막내는 대산초등학교에 다니는데 전교생이 30명이 안돼요. 그래도 참 좋습니다. 선생님이 가정통신문 같은 걸 통해서 아이에 대해서 글을 써 주시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저보다 더 아이를 잘 이해하고 있더라고요. 상추라도 뜯어서 갖다드리고 싶어요.” 

설세훈씨의 고향은 전북 순창입니다. 고향으로 귀농하지 않은 이유를 물으니까 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불편해 하신답니다. 대학까지 나와서 직장생활 잘 하던 막내아들이 집으로 내려와 힘들게 농사짓는 모습을 볼 수 없으셨나봅니다. 저희마을에도 어머니의 반대로 내려오지 못하는 젊은 친구가 있거든요. 당신은 평생을 농사를 지으며 사셨어도 자식은 흙 묻히며 사는 게 그렇게 싫으신가봅니다.


생활은 어떻게 하시나요?

작년에는 밭을 거의 이 천평을 농사졌는데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동네 분들이 평생 동안 이런 가격은 처음이래요. 덕분에 올해는 밭이 좀 줄었죠. 주인들이 가져가니까. 집에 있을 때면 어르신들이 오늘은 일 안 나가냐고 물어보세요. 하루 나가면 일당이 팔만원인데. 지금은 일 년이 지나 몸이 적응이 좀 됐지만 처음엔 많이 힘들더라고요. 내일도 5시부터 농약 치러 나가야 되는데 9시쯤에 밥 먹고, 오후3시쯤 밥 먹어요. 밥 먹는 시간은 고작 10분정도고 하루 14시간 정도를 계속 일하는 거죠. 돈 많이 벌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돈이 필요하니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말로는 계획도 목표도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생각 안 할 수 없죠. 어느 날 일없이 앉아 있을  때면 내가 뒤처지는 건 아닌가하는 불안한 마음도 생겨요. 집도 계약기간이 끝났어요. 하지만 집을 지을 생각은 없고요, 인연이 되는 땅이 나오면 감당할 능력만큼은 살 계획입니다.

   

김동환 시민기자

마을은 처음 생겨나고 유지되는 긴 시간동안 주민들의 땀과 정성이 함께해 온 공간입니다. 그래서 농촌의 마을은 도시의 아파트처럼 내 돈 주고 이사 왔으니 완전한 내 권리 내 소유라고 주장하면 안 되죠. 마을의 길 하나, 나무그늘 하나, 빗물 흘러내리는 도랑하나도 저절로 된 것은 없으니까요. 이사 왔다고 당연하게 생각한다면 무임승차입니다. 설 세훈씨는 그런 고마움을 잘 알고 감사해합니다. 마을 주민들과 잘 지내는 일이야말로 귀농인이 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계획은 없다고 말은 하지만 오히려 섣불리 물정 모른  채 덤비는 것 보다 안심이 되는걸요. 내 속도대로 불만 없이 살다보면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살아갈 방법들이 보이지 않겠어요. 나에게 딱 맞는 옷을 얻은 것처럼 말이죠.  

※농번기로 농사일이 바빠져 한 달동안 쉬었다 다시연재합니다.
김동환 시민기자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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