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기사제보구독신청기사쓰기 |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기사제보
구독신청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불편신고
제휴안내
기관,단체보도자료
 
뉴스 > 종합기사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소쩍 소쩍 소쩍꿍 소쩍꿍
이대종 기자 / 입력 : 2011년 05월 17일(화) 12:54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올빼미목 올빼미과 소쩍새. 천연기념물 324호

봄이 오면 어김없이 앞산 뒷산에서 소쩍새가 울어댄다. 주로 밤에 울지만 날이 궂거나 하면 이따금 낮에도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소쩍새는 깊은 산중보다는 주로 사람 사는 동네 주변 야산에 서식하며 봄에 와서 여름을 나며 번식하는 여름철새이다.

피를 토하듯 애절하고 구슬픈 울음소리 만큼이나 그 소리에 따르는 얽힌 이야기도 많다. 주요 맥락은 배고픈 춘궁기 고달픈 민중들의 삶, 밥 지을 쌀이 없어 빈솥을 하염없이 들여다보며 눈물지었을 이 땅 어머니들의 애환을 새로운 풍년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생산의 주역으로 역사를 발전시켜 온 민중들의 건강한 낙관주의를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소쩍새가 소리만 유명했지 어떻게 생겨먹은 녀석인지 그 모습을 실제로 본 사람은 흔하지 않은 듯 하다. 야행성인데다 행동거지가 은밀하고 크기 또한 작아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긴 녀석인지 보고 싶고 사진에 담아두고 싶었다. 봄이 되어 소쩍새가 울기 시작하면 신경을 곤두세워 그 위치를 가늠해가며 찾아보자 했지만 쉽지 않았다. 올해도 소쩍새가 울기 시작한 지 벌써 한달이 되어가지 않나 싶다. 간간히 소리가 들릴때마다 마루에 나가 위치를 가늠하며 기회를 엿보던 차, 비가 올동말동 하는 흐린 날 땅콩밭을 닦달하는 바쁜 마음을 조롱이라도 하듯 옆 낭깥 속에서 한가롭게 울어대던 녀석의 울음 소리는 꼭 찾아내서 보고야 말리라는 마음을 더욱 굳게 하였다.

다음날 나는 소쩍새 탐색을 시작하였다. 녹음한 소쩍새 소리를 차량 스피커에 연결하여 틀어놓으니 얼마 가지 않아 낭깥 속 소쩍새가 화답하기 시작하였다. 사진기를 들고 차에서 내려 위치를 가늠하며 접근한다. 소쩍새 울음 소리는 간간이 들리다 멈추다 하고 소리 또한 커졌다 작아졌다 하여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소리가 나는 쪽은 신우대와 대나무가 칙칙하게 들어차 있어 걸음을 옮기기조차 힘이 든다. 한사코 대나무 위로 솟은 소나무 높은 가지만을 살피던 중 바로 앞에서 그다지 크지 않은 새가 조용히 날아 멀지 않은 곳에 다시 앉는다. 육감적으로 소쩍새임을 알 수 있었다. 맨눈으로는 찾을 수 없다. 망원경으로 샅샅히 살피던 중 드디어 녀석의 자태가 눈에 들어왔다.

나를 빤히 보고 있다. 잠시 눈을 떼었다 다시 찾자면 시간이 걸린다. 보였다 안보였다 한다. 우거진 댓잎 사이로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 좀 더 접근하기 위해 발을 떼던 중 어느새 사라지고 말았다. 어디로 간 것일까? 도무지 기척이 없어 탐색을 포기하고 나오는데 차 바로 옆에서 날아간다. 줄기차게 울어대는 차 속 동료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경쟁자로 생각했을까? 소쩍새는 수컷만이 운다고 한다. 이번에는 신우대밭 가장자리에 나를 빤히 바라보고 앉았다. 

생각보다 작다. 매미보다 좀 크다는 생각이 들 정도, 실제 크기는 비둘기 절반만 한 듯 하다. 소쩍새는 우리나라에 오는 올빼미류 중 가장 작다고 한다. 녀석은 그렇게 내 사진기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몇년에 걸친 나의 원도 풀렸다.

소쩍새를 소리만이 아니라 직접 목도하기까지 하였으니 올 풍년 농사는 따논 당상일까? 배추값 폭락으로 밭을 갈아엎는 농민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이명박 정부는 물가를 잡는답시고 애꿎은 농민들만 잡고 있다. 단순한 풍년농사가 아니라 농민이 땀흘린 만큼 온당한 댓가를 받을 수 있는 농민세상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대종(성내면)

이대종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고창농협, 상임이사 선출과 조합장 사퇴—조합 내 갈등, 어디
“2026 고창군수 선거, 누가 도전에 나서는가”
고창 선동초등학교 결국 역사 속으로
이해충돌방지법의 한계
[인터뷰] 고창군장애인체육회 홍기문 사무국장
고창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오는 3월5일 실시
한국국악협회 고창지부, 새 지부장 임병대 무투표 당선
고창미래교육센터, 160억 규모 교육혁신의 첫걸음 내딛다
정읍·고창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마무리…7개 금고 새 이사
정읍시, 초고압 송전선로 전면 반대 선언…“정읍을 포위하는
최신뉴스
“송전탑 백지화” 전북 8개 시군, 한전 송전선로 전면  
고창중학교, 어버이날 맞아 지역 어르신께 손편지·안마봉  
정읍시, 공공산후조리원 설계 전면 조정…2026년 10월  
정읍시, 10년 농촌공간 대개편 시동  
정읍시, 읍면 평생학습권 보장…‘모두배움터’ 15곳 운영  
정읍시, 생활환경에서 도시전략으로…친환경 정책 전방위 확  
고창군, 가정의 달 맞아 고향사랑기부제 ‘1+1+1 통큰  
고창군, 외부 청년농 유입 증가…정착 지원 강화  
심덕섭 고창군수, 농민들과 모내기 동행  
고창교육지원청-웰파크호텔, 교직원 복지 협약 체결  
전북도의회, 송전선로 일방 추진에 제동 걸다  
내장산, 다시 ‘한국관광 100선’ 중심에 서다  
정읍 서남권 추모공원, 운영 방식 전면 조정  
1894명의 발걸음, 정읍이 혁명을 다시 걷다  
고창 복분자주, 호주 향해 수출 항해 나섰다  
편집규약 윤리강령 윤리강령 실천요강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주간해피데이 / 사업자등록번호: 404-81-36465/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로 38번지 상원빌딩 3층 / 발행인.편집인: 박성학
mail: hdg0052@naver.com / Tel: 063- 561-0051~2 / Fax : 063-561-556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244 | 등록연월일: 2008. 5. 2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