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기사제보구독신청기사쓰기 |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기사제보
구독신청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불편신고
제휴안내
기관,단체보도자료
 
뉴스 > 향토서사시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알뫼장터
이기화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29일(화) 10:24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옛날부터
알뫼장을 한 바퀴만 돌아도
살로 간다고 하였다.
알찐 장터로 소문이 나서
삼남 일대의 장돌뱅이들이
늘 웅성거려
그 훈짐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옷깃을 스쳐 웃어주는
그 여유 있는 미소들이 포개만져도
다음 장날 행여 마주대할까
기다려지는 조그만 소망들이 주렁주렁

언제 만나든
꼭 만났어야 할 사람도 있고
그저 모르는 체 척박하게 살던 사람들도
우연한 흥정거리 웃음바다에 묻혀
마냥 만나는 인연 복으로 흠뻑 젖는 지도 모른다.
기억해주지 않는 만남이라도
간직해주는 추억거리조차 없어도
잘 먹을 수 있는 행복의 조건에 빗대어
소박한 아낙네들의 행렬이 넘실거리기만 해도
그 다음 장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소망이 생기는 것이다.

밤이 이슥해지면 텅 빈 장터 길은
기해년(1899. 4. 22) 의병난리 때
숨 거둔 의병들의 구천을 헤매던 혼백들이 둘러앉아
지나가는 밤바람은 그냥 통행시켜 주었겠지요.
장터 어귀 돌담자락 꼴불견으로 비쳐진 곰방대 자국까지
독립운동의 마지막 보루가 된 의병들의 핏발이 서린 구석구석을
흥건하게 적셔주었던 역사의 흔적을 어느 누가 씻어주었을까

서민들 애환 서린 삶의 모습이 꾸밈없이 펼쳐지던
식후경 같은 안도와 낙천적인 멋을 풍겨주어
물건을 사고파는 도치기들 말고도 푸념 없이
장터 고샅을 둘러보는 니나노 같은 습속들을 채워낸다.
장 모퉁이에 판을 벌리고 있을 해학과
재기 넘치는 장타령 판의 능청맞은 익살과 재담

춤과 노래판까지 끼어든 살찐 풍경들이 집에 가서 열어놓을
말 주머니 챙기려다 친구나 사돈네 팔촌이라도 만나면
구수한 정담들이 무성해 청량제의 쫄깃한 입맛 돋는다.
아무 할 일 없는 사람도 다음 장날을 기다릴 것 없이
풍부한 물산과 알찐 여울 속에
알뫼장은 또 하루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이기화(고창지역학연구소장)
고창문화원장을 역임한 이기화 소장이 고창의 지명과 관련된
향토서사시를 격주로 연재한다.

이기화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고창농협, 상임이사 선출과 조합장 사퇴—조합 내 갈등, 어디
“2026 고창군수 선거, 누가 도전에 나서는가”
고창 선동초등학교 결국 역사 속으로
이해충돌방지법의 한계
[인터뷰] 고창군장애인체육회 홍기문 사무국장
고창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오는 3월5일 실시
한국국악협회 고창지부, 새 지부장 임병대 무투표 당선
고창미래교육센터, 160억 규모 교육혁신의 첫걸음 내딛다
정읍·고창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마무리…7개 금고 새 이사
정읍시, 초고압 송전선로 전면 반대 선언…“정읍을 포위하는
최신뉴스
“송전탑 백지화” 전북 8개 시군, 한전 송전선로 전면  
고창중학교, 어버이날 맞아 지역 어르신께 손편지·안마봉  
정읍시, 공공산후조리원 설계 전면 조정…2026년 10월  
정읍시, 10년 농촌공간 대개편 시동  
정읍시, 읍면 평생학습권 보장…‘모두배움터’ 15곳 운영  
정읍시, 생활환경에서 도시전략으로…친환경 정책 전방위 확  
고창군, 가정의 달 맞아 고향사랑기부제 ‘1+1+1 통큰  
고창군, 외부 청년농 유입 증가…정착 지원 강화  
심덕섭 고창군수, 농민들과 모내기 동행  
고창교육지원청-웰파크호텔, 교직원 복지 협약 체결  
전북도의회, 송전선로 일방 추진에 제동 걸다  
내장산, 다시 ‘한국관광 100선’ 중심에 서다  
정읍 서남권 추모공원, 운영 방식 전면 조정  
1894명의 발걸음, 정읍이 혁명을 다시 걷다  
고창 복분자주, 호주 향해 수출 항해 나섰다  
편집규약 윤리강령 윤리강령 실천요강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주간해피데이 / 사업자등록번호: 404-81-36465/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로 38번지 상원빌딩 3층 / 발행인.편집인: 박성학
mail: hdg0052@naver.com / Tel: 063- 561-0051~2 / Fax : 063-561-556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244 | 등록연월일: 2008. 5. 2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