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하오나 제 몸엔 이렇게 악병이 생기어서 분부대로 거행할 수가 없나이다.
무운은 고운 이마를 찌푸리며 부사에게 사정을 했다. 부사는 구래도 그녀의 얼굴이 너무 아까웠으므로 명했다.
“그렇다면 내 주변에서 심부름이나 하도록 하라.”
그녀의 다리에 군데군데 퍼런 멍이 든 것을 본 부사는 매우 실망했으나 그녀의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다운 얼굴을 가까이라도 두고 보고 싶은 것이었다.

손은주(작가. 전북 정읍 출생, 전주여고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전공. 현재는 정읍시청에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