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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속 조선사
뱀에게 제문을 올린 종실 파성령
손을주 기자 / 입력 : 2010년 03월 04일(목) 10:46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조선 선조 임금 무렵 종실 파성령은 각지로 돌아다니며 여색에 빠져 있었다. 가는 곳마다 이별하는 기녀들과의 눈물은 헤아릴 수 없었다. 전라도 남원에서 또 며칠을 놀았다. 관기 무정개가 그를 따르며 여러 가지로 아양을 떨었다.
 “진사 나리, 낭군과 한번 이별하면 소녀는 살맛이 없소이다. 아주 데리고 가주세요.”
 “데려가고 싶지만 종실이 지방의 관기를 데려다 산다고 하면 국가에서 걱정이 대단할거야.”
 “진사 나리, 소녀는 못 기다립니다. 이별한 후 이 몸이 죽어서 뱀이 되어 낭군을 따라가겠습니다.”
 파성령은 뿌리칠 수 없었다. 다음에 다시 와서 데리고 간다고 간곡히 다짐하고 떠났다. 여기저기를 들러 공주로 향했다. 그런데 목사 정희현은 파성령이 남원에서 기생과 이별할 때 나눈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다. 파성령이 공주 관아로 들어와 정 목사를 찾았다. 구면이었다.
 “아이구, 파성령, 오래간만에 뵈옵니다. 어려운 출입을 하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 목사가 반가이 대해주었다.
 멀리서 온 손님이라 하여 주연상을 차리고 대접했다. 정 목사는 파성령이 앉을 자리 밑에 거의 죽어가는 뱀을 미리 숨겨놓았다. 술이 돌아가고 관기들의 노래와 춤이 어울려갈 때 파성령은 남원에서 이별한 기생 생각이 간절했다. 혹시 자기를 그리워하다 죽지는 않았을까 하고 골똘해 있었다. 술이 돌아가고 취흥이 도도해지자 정 목사는 파성령의 자리 옆으로 가 술을 권했다.
 파성령도 이제 술이 들어가자 취흥이 도도해졌다.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 정 목사는 자리 밑에 숨겨둔 뱀의 꼬리를 슬그머니 꺼냈다. 파성령이 이것을 보았다. 목사는 진노한 듯 소리쳤다.
 “여기 괴상한 물건이 있구나. 손님 앞에 이게 웬일이냐? 잡아 없애라!”
 하인이 들어와 파성령이 앉았던 자리에서 뱀을 잡아 내리쳤다. 거의 죽은 뱀인 까닭에 꿈틀거리다가 죽었다.
 파성령은 한탄해 마지않았다.
 “죽었구나. 드디어 가고 말았어. 네 말이 참말이구나.”
 “왜 그러시오?”
 “미물이라도 사실은 사람의 원한이 붙어 있구려.”
 술상이 끝난 후 파성령은 죽은 뱀을 남원 기생 무정개의 영혼이라 하여 자기가 입고 다니던 속적삼으로 싸서 객사 근처에 묻었다. 그리고 제문까지 지어 제사를 지내주었다.
 정 목사는 자신이 장난한 것을 파성령은 참인 줄 알고 정중히 대하니 웃을 수도 없었다. 단지 ‘파성령이 상당히 미쳤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상사뱀의 전설을 정말로 여긴 파성령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손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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